이제는 목적경영이다 한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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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학은 목적경영학을 도입해야 한다
세계 굴지의 조직들이 경영에 보다 인본주의적 접근방식을 모색함에 따라, ‘목적에 대한 의도적이고 보다 광범위한 초점’을 맞추려는 요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목적경영에 대한 아이디어는 수십 년 동안 경영의 주변을 맴돌았다. 실제로, 조직의 목적을 공식적으로 언명하는 사례를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목적의 존재는 기업이나 조직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목적에 대한 아이디어가 조직 내 개인 차원에서 존재하고 발전하고 있는 것이 현장에서 증거로 나타나고 있다. 조직에서든 개인이든, 목적은 우리가 행동과 노력을 ‘왜’ 하는가를 나타낸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사회에 기여할 바를 명확하게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목적의 존재는 최근 수십 년 간에 걸쳐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임이 분명하다. 일관성 없고 불확실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뉴노멀, VUCA시대의 경쟁적인 환경에서, 목적이라는 개념이 의미 있는 조직을 창출하는 데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에 특히 그러하다. 조직 차원에서 목적은 일반적으로 사명, 가치관 혹은 궁극적인 비전과 같은 개념과 관련된다. 그러나 목적은 통상 이들 개념의 의미를 떠받치고 유지하는 핵심인 기초적 관념으로 간주되어왔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전 세계 젊은이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고 20세기 비틀즈에 이어 21세기 세계적 음악의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BTS(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이먼트의 목적과 사명인 ‘음악과 아티스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라는 회사의 숭고한 목적이 K-POP으로 기적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목적은 단지 주주에 대한 선언이 아닌, 이 회사가 세상에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매우 광범위한 존재 이유의 표명이다.
목적은 전통적 경영에서의 계약이 아닌 ‘변화’와 ‘삶의 개선’, 혹은 ‘해악 감소’ 같은 보다 광범위한 목표를 포함하는 사회에 대한 무엇보다 중요한 서약을 나타내는 것이며, 목적은 ‘다른 하나 없이는 또 다른 하나가 할 수 없다’는 비즈니스와 사회의 상호의존성(WIN-WIN)을 인정하는 것이다.
기업의 목적은 일반적으로 회사가 이 세상에 남기고자 하는 긍정적인 영향과 유산을 나타내는 짧은 문장이나 이념으로 정의된다. 목적은 회사가 스스로 설정한 한계를 넘어 나아가서는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지는 것을 성취하려 애쓰는 노력을 고무하고 돕는다. 예를 들면, 월트디즈니의 목적은 ‘수백만의 사람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우리의 상상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3M은 ‘모든 회사, 모든 가정, 모든 생명이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구글은 ‘세계의 정보를 구성하여, 널리 보편적으로 접속하고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정신 장애인으로 구성된 스페인 카탈로니아의 요구르트 제조회사인 라 파제다(La fageda)가 있다. 이 회사의 목적은 ‘일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 회사처럼 회사의 목적에 진정성이 있을 경우, 평범한 직원들이 비범한 일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들은 사회과학자들이 고전 및 신 고전 경영이론으로 부르는 관념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MBA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이론 하에서 조직은 다양한 환경에서 미리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설계된 ’기계‘ 나 ’유기체‘로 여겨진다. 실제로 이러한 경영이론의 사례는 쉽게 접할 수 있다.예를 들어, 종업원이 조직에 입사할 경우 그의 직무를 규정하는 기본적인 경영맥락은 과업, 능력, 목표로 확립되어 있다. 관리자가 신입직원이 무엇을 하고,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확실히 이해하도록 만들지만, 그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신의 직무를 다 하는 한, 왜 그 일을 하는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러나 지난 세기 동안 조직을 주도한 이러한 이론으로 목적 중심적 조직을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목적 중심적 조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조직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견해를 제공하는 탈산업화 경영이론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개인이 하는 일의 의미 또한 특유하고 엄청난 가치를 지닌 어떤 것이며, 자신의 삶의 가장 깊은 목적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나는 이를 조직에 대한 ‘인류학적 견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제는 목적경영이다’를 전파하고자 하는 이론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회사는 각 구성원의 개인적 목적을 실현시키는 놀이터이며, 기업가 혹은 창업자의 철학과 진정성 있는 목적으로 시작하여, 궁극적으로는 모든 직원과 함께 결과를 성취하는 장소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ESG경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목적경영의 이해 없는 ESG경영은 또 다른 성과지표를 만드는 과오를 만들 수 있다. 이 새로운 접근방식은 극복해야 할 많은 도전과제와 장애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전하고 싶다.
한영수 한국경영조직개발학회 진성경영연구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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