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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칼럼

    차이의 재발견 - 윤정구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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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johnq
    댓글 댓글 1건   조회Hit 2,805회   작성일Date 20-10-28 11:07

    본문

    경영학적 상상력과 사회학적 상상력의 협업
    차이(difference)의 재발견

    사람들로부터 진성리더십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고백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어렵다는 말이 인용되는 두 가지 다른 맥락이 있다.
    한 가지는 진짜 어려운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 때와 같은 상황에서이다. 어려운 수학 문제는 모두에게 인지적으로 어렵다.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보편적으로 쉽고 어려운 문제의 난이도와는 상관없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쉬운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주 어렵다는 고백을 들을 때도 있다.

    왜 이런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일까?

    우리는 세상을 볼 때 그냥 나안으로 보고 그대로 이해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자신이 검증해온 가정들의 집합체인 정신모형으로 세상을 이해한다. 정신모형은 자신이 만든 세상의 지도이다. 문제는 두 사람이 같은 대상에 대해 다른 가정으로 접근해 다른 정신모형의 지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세상을 볼 때 이 다른 정신모형은 색 안경이 된다. 이 색안경으로 쓰고 본 세상이 파란 세상인데 빨간 색 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에게 자신이 본 세상을 설명하면 빨강 안경을 쓴 사람은 이해하지 못한다. 파란색 안경을 쓴 어린이도 다 이해하는 내용임에도 빨간색 안경을 쓴 천재에게도 내용이 어렵게 느껴진다. 세상을 보는 가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정하에서 상대를 이해하려 시도하니 모든 것은 난해해진다. 여기에서의 어려움은 인지적 어려움이라기보다는 가정의 다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에서 생긴 인지적 장애현상이다.
    정신모형이라는 안경은 세상을 보는 목적함수를 구성한다. 아주 쉬운 예로 망치를 볼 때도 무슨 목적함수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사물로 보일 것이다. 흉악범만 사는 세상에서 망치는 무기이지만 선량한 시민이 보기에는 못을 박는 도구이다. 흉악범의 목적함수를 공유하는 세상에서 망치를 못 박는 도구라고 설명하면 흉악범들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고 선량한 시민들만 존재하는 세상에서 망치를 흉기라고 설명하면 사람들은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다. 목적함수가 다름에도 이 전제를 해체하지 않는다면 아주 쉬운 것도 아주 어렵게 보인다.

    목적함수가 달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논쟁이 되는 용어가 바로 다름(difference)이다. 세상은 변화하지 않는 불변의 질서가 존재한다고 믿는 목적함수를 가진 사람들에게 다름은 나와 다른 범주적 차이이다. 남성과 여성의 다름, 학벌의 다름, 부의 차이, 계급의 다름, 나이의 차이, 정상적인 몸과 장애 등등이 그것이다. 이들의 목적함수를 통한 다름에 대한 결론은 다름은 불편한 것, 질서를 헤치는 것, 더 나아가서는 나뿐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목적함수를 이런 불변의 고정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생성과 변화로 보는 입장에서 다름은 변화를 위한 시작점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선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다름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연결해서 새로운 생성이 만들어지고 이 생성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진다.
    다름에 대해 전혀 다른 목적함수를 가지고 접근하는 두 학문이 경영학과 사회학이다.

    사회학은 전통적으로 개인을 그냥 놔두면 자신의 이기심이 발동해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장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질서를 유지하는 제도, 유대감, 사회화, 계층의 기능 등을 주로 연구해왔다. 사회학적 목적함수에 따르면 사회적 범주의 다름은 문제적이고 병리적이다. 사회학이 쇠퇴한 이유는 항상적인 질서를 전제로 하는 잘못된 목적함수로 다름을 병리적이라고 규정하고 잘못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다는 점이다. 변화가 상수인 세상으로 세상이 바뀌어서 결국 목적함수가 세상의 방향과 거꾸로 흐르고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하지만 사회학에서 수단함수로 제공한 변수들에 대한 깊이 있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동원한 연구들은 아직도 깊은 통찰의 원천이 되고 있다.

    경영학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함수로 삼는 학문이기 때문에 다름과 차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 치중해왔다. 경영전략이란 가격이던, 품질이던, 새로운 다름을 만들어 다른 회사들과 어떻게 차별화시킬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경영학의 문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좋은 목적함수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함수를 시장경쟁에서 이김는 방식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시대의 흐름과는 거리가 있는 학문으로 전락했다. 기업은 시장이 아니라 사회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함수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시장에만 수단함수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경영학적 상상력을 잃어버렸다. 해결할 수 있는 제대로된 목적함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수단함수에 대한 경영학적 상상력의 부재가 지금 경영학의 몰락을 이끌고 있다. 

    초연결 디지털의 쓰나미가 몰아지고 있는 21세기에는 인류의 생존과 번성을 위해 다름을 정상으로 받아들이는 목적함수를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변화와 생성과 공진화를 만들어내는 시도가 필요하다. 한 마디로 경영학적 상상력과 사회학적 상상력간 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름이 정상인 세상으로 세상이 바뀌었음에도 다름을 목적함수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점점 난해안 것으로 가득찬 세상으로 변화할 것이다. 난해해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상대는 틀렸고 자신이 쉽게 이해한 것으로 착각한 자신의 것만을 상대에게 강요할 것이다. 상대도 나와 같을 것이라는 가정으로 다름을 답이 틀림으로 규정하는 순간 결국 세상은 서로가 틀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간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장으로 변화할 것이다. 다름이 틀림으로 인식되는 순간이다. 서로간 세상을 보는 가정의 차이만 인정해도 소통과 갈등 등 모든 인간간 문제와 관련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지금의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색안경을 벗어 던지고 가정의 벽을 허무는 순간 진리가 스스로 제 모습을 드러내 우리를 편견의 감옥에서 해방시킬 것이다. 인간관계를 규정하는 모든 진리는 차이에 대한 발견에 뿌리를 두고있다. 편견의 감옥을 벗어나는 순간 세상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상식의 세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세상이 복잡하고 어려운 이유는 편견의 감옥 속에 갇혀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차이를 이해하지 못함을 핑게로 자신의 입장을 상대에게 강요하기 때문이다.
    다름이 틀림으로 인식되는 편견이 세상은 모두에게 어렵다. 특히 소수의 지위를 가진 사람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다름이 다름으로 이해되는 상식적인 세상만이 정직한 세상의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매트릭스 영화의 주인공은 이런 다름을 인정하는 세계로의 여행을 위해 빨간약을 선택한다. 빨간약을 선택했다는 것은 자신의 동굴에서 벗어나 더 큰 세상으로의 노마드 여행을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다름의 세상에서 더 큰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에 자신을 내 던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1세기 리더십의 새로운 표준으로 받아들여 연구되고 있는 진성리더십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낡은 목적함수를 가지고 새로운 수단함수를 이해하려는 노력 때문이라고 본다.

    빨간약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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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eping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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