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로그인 회원가입
  • 커뮤니티
  • 기고/칼럼
  • 커뮤니티

    기고/칼럼

    리더의 인정머리: 삶의 저작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johnq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259회   작성일Date 24-02-09 08:16

    본문

    리더의 인정머리
    삶의 저자권

    우리가 평상시 상대를 비난하기 위해 쓰는 말 중 가장 많이 쓰는 말이 "인정머리 없다"는 말이다. 인정머리는 영어로는 Recognition이란 말이다. 자기만 알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이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다.

    우리 리더가 인정머리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인정머리 없는 리더들이 보이는 대표적 습관이 회의 시간에 남들 이야기를 안 듣고 회의 내내 자신 이야기만 늘어 놓는 리더다. 이들에게 남이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도구이지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자기와 결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스포트라이트의 주도권을 다시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불같이 화를 낸다. 이런 리더들의 이야기 내용을 분석해보면 대부분 내용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다. 자신이 주인공으로 활동했던 무협지에나 나올 것 같은 옛날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시간을 독점하는 목적이 내용이 아니라 자신만이 주인공이고 다른 모든 사람은 수단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정을 해준다는 것은 상대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물어봐 주고 이를 토대로 필요하면 상대의 Authorship(저자권)을 인정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본인과 같이 박사를 받은 친구들 중 대학원 다닐 때는 친하게 지냈으나 지금은 서로 얼굴도 안보는 친구들은 대부분 같이 연구한 논문의 저자 순서 때문에 분쟁이 생겼는데 해결하지 못한 경우다. 이런 저자 순서의 분쟁을 막기 위해 "저자 순서는 알파벳"이라고 명기하거나 제비뽑기로 정해졌다고 표시하거나, 오랜 공동 연구자인 경우는 논문이 나올 때마다 저자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논문의 저자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 대가들은 제자와 주니어 연구자들에게 앞 저자 순위를 주고  자신이 마지막 저자를 고수하기도 한다.

    회의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저작이기 때문에 회의 중 대부분의 시간을 남의 이야기 안 듣고 독점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저자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자기 욕심이 드러난 것이다. 일도 마찬가지다. 일은 부하가 다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공을 가로채는 리더가 있다면 저자권에 분쟁을 일으킨 것이다. 요즈음에 리더십에서 서번트 리더가 부각되는 이유도 이들은 부하들을 주인으로 세우고 자신은 이들의 서번트로 남아서 저자권을 양보하기 때문이다.

    인정머리가 있다는 것은 상대를 공동의 주인으로 대우해주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삶이 기록으로 남겨진다고 가정한다면 상대를 저작의 공동저자로 세워줌을 의미한다.

    리더가 상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경우 리더는 모든 사람들과 만나서 인정머리를 베푸는 것에 시간적 제약이 있다. 이때 현명한 리더는 잘나가는 사람을 선택적으로 더 인정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집단에서 잘 나가지 못하는 사람이 어떤 계기로 주인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이들을 부각해 저작권을 인정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들을 일부러 주인으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작은 기여라도 있으면 찾아서 일으켜 세운다. 예수가 100마리 양 중 한 마리 양이 길을 잃었을 때 99마리 양을 놔주고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선 이유다.

    글로벌 기업에서도 인정머리(Recognition)가 회사가 동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관적 보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여러가지 관행들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가 종업원 개인을 중요한 구성원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돈으로 천 만금을 보상해주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종업원이 회사를 떠나는 주된 이유는 상사나 리더에게 정당한 구성원으로 받아야 할 대우는 고사하고 심지어는 저작권을 박탈 당하는 불경스러운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학문적 용어로 관계에서의 상호작용 불공정성이라고 부른다. 회사들이 찾고 있는 최고의 종업원 체험은 구성원 개인이 느끼기에 회사로부터 사랑받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인 지각된 조직지원(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이다.

    회사에서 주인으로 대접받고 저작권까지 인정받는 것은 종업원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종업원 체험이다. 종업원을 공동 주인이자 회사 역사의 공동 저자로 인정해주는 것은 회사가 저작권을 구성원에게 나눠주기 위해 경영진 엘레베이터나 경영진 지정 주차장을 없애는 것보다 큰 효과를 만든다.

    개인들 중 인정머리가 없는 사람들은 부모가 물려준 좋은 머리와 재능 부모의 재력 등 유전자 복권으로 좋은 학교 나와서 승승장구하고 사회적으로 칭찬만 받고 자란 경우다. 이들이 인정머리가 없는 사람이 되는 이유는 이런 유전자 복권에 배타적으로 당첨된 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잘나서 당연히 받을 것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복권 당첨금을 회수하기 위해 자신의 노력을 가미해야 한다는 빌미로 복권 당첨금을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인정머리가 없는 사람으로 전락한다. 인정머리가 있는 사람들은 이런 유전자 복권에 대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이런 복권이 떨어진 행운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만이 유전자 복권이 없어도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세우고 자신을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든다. 이런 사람들이 최고로 인정머리 있는 리더로 추앙된다.

    유전자 복권이 없었을 때 세상의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쓰러져 아파할 자신에 대한 긍휼의 사랑이 없다면 비슷한 처치의 주변 다른 사람들을 살아서 아파하는 사람으로 인정할 머리가 있을 수 없다. 취약한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고 환대하고 존경하고 주인으로 세우는 마음이 없다면 다른 비슷한 사람들을 인정하고 사랑하고 환대하고 존경하고 공동의 주인으로 세우는 인정머리가 있을 수 없다.     

    인정머리는 유전자 복권 갑옷 밑에 감춰진 자신의 취약성을 용기 있게 바라보고 취약성 때문에 아픈 자신을 인정하고 취약한 자신조차 진솔하게 사랑하는 긍휼의 마음에서 생긴다.  남의 인정에 목을 메는 이유는 아픈 자신을 외면하고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병이다.

    진성리더십에서는 자신의 아픔을 긍휼로 사랑하고 자신을 주인으로 세우는 자저전을 쓴다. 진성리더는 자저전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고 자신이 삶의 주인이자 저자임을 확인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