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삶] 이제는 목적경영이다/한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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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상공회의소 회원들과 경제인 포럼에서 경영자들을 위한 인문공부 등의 모임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중소기업 CEO들과 자주 만 날 수 있고 그들과 깊은 대화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예외 없이 누구든 서로 명함을 주고받으며 어떠한 사업을 하냐고 물으면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자신감 있게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내용을 설명하는데 적극적이다. 기술적이고 기능적인 부분까지도 자세히 설명한다. 나는 언제나 그들의 이야기를 애써 장시간을 인내하며 들은 후에 마지막으로 하는 습관적인 질문이 있다. 사장님 훌륭한 사업을 하시고 계십니다. 그런데 사장님 "그 사업을 왜 하세요?"라는 질문을 하면 어이없다는 듯이 한참동안 침묵이 흐른다. 그냥 웃기도 한다. 결국은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거의가 "먹고 살기 위해서" 라고 답한다. 개인적으로 누구나 어느 조직이나 무엇을(Know What)하는 지를 안다. 또한 어떻게(Know How)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조직이든 거기에 속한 개인이든 왜(Know Why) 이일을 하는가에 망설임 없이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떠한 질문이 더 중요한가? 뇌 학문적으로 무엇과 어떻게는 합리적 사고와 이성적인 부분으로 뇌의 신피질이 담당을 하고, 왜는 직관과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안락한 집을 두고 나와 외딴 곳에서 생고생 캠핑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릎 쓰고 히말라야를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지하실에서 차고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회사를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모든 것은 이성과 논리가 아니라 희망, 꿈, 가슴, 직감이기 때문이다. 즉 왜(Know Why)에 해당하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일에 대하여 끝없는 열정을 느끼고 싶다면 나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에 기여하고 싶다면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조직의 ‘왜’를 알아야 한다.
경제학이나 경영학에서는 조직의 존재 이유인 해당 조직의 목적이 어떻게 그들의 의사결정을 유도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흔히 이러한 목적은 경제적 산출에 대한 언어로, 즉 은행은 예금자의 돈을 안전하게 지키고 대출자에게 돈을 빌려주기 위해 존재하며, 자동차회사는 차를 만들어 팔기 위해 존재한다는 등으로 언급된다. 다시 말하면, 그 목적은 사업목적의 맥락에서 언급된다. 이제는 경영환경이 과거의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한 구성주의에서 벗어나 초연결 플랫폼 사회로 기업의 목적은 경제적 산출 측면을 넘어서는 남의 성공을 도와서 성공 할 수 있다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친사회적인 측면을 요구하고 있다.
플랫폼시대 성공적인 기업인 스타벅스가 그 존재 이유를 ‘일터와 가정 사이의 제3의 장소’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했다. 구성원에게는 심리적 안전공간을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사회적 문화공간을 제공 할 수 있다는 사업목표를 넘어서는 목표와 교집합 하는 회사의 목적을 뚜렷하게 말하고 있다. 기업에게 목적의 추구가 정해진 규범은 아니다. 오히려 규범에 벗어난 것이어서, 우리나라와 같은 기업에서는 거의 그것을 찾아 볼 수 있는 사례가 없다.
경영학에서는 사람들은 이기적이며 노력하는 걸 싫어한다고 가르친다. 이러한 일하지 않으려 한다는 논리가 경영자들로 하여금 통제시스템을 만들도록 부추긴다. 종업원들은 이런 통제시스템을 애써 피하려하며, 경영자들은 더 많은 통제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든다.
놀라운 사실은 경영자가 종업원들이 노력하기를 싫어하고 충분한 감독과 보상이 주어지는 경우에만 열심히 일한다는 경제학과 관련 학문분야의 실증적이고 건전한 추정을 받아들일 때, 이러한 비관적인 추정은 피그말리온 예언이 되어, 직원들은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는 경영자가 종업원에 대한 제약에만 초점을 맞추는 거래지향적인 마음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목적에 동기를 두는 마음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먼저 경영자가 관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목적의 경제학을 이해하고 진정성 있는 목적이 사업전략과 의사결정에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개인적 선과 집단적 선이 하나가 되어 경영자와 구성원 둘 다는 보다 완전하게 연결된 협업으로,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대부분의 기업과 경영자들이 목적경영을 채택하지 않을까? 첫 번째로는 목적경영에 관해서 배운 적이 없다. 우리나라 수많은 대학의 경영학과나 MBA과정에서 목적경영은 커리큘럼 상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 번째로는 알고 있다 해도 경영자들은 관습적으로 자신의 직원들이 이기적이고, 추가적인 부와 조직의 위상, 승진에 의해서만 동기부여를 받는 것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사업성과 측면에서 조직에 누를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 셋째로 통제와 경쟁에 초점을 맞춰온 조직문화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라는 회의적인 시각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목적을 갖게 되면 관습을 초월하기 시작하고 새로운 능력발휘하며, 반(反)직관적인 방식으로 행동한다. 종래의 경영적 사고는 조직의 개인별 자기이익을 다루고, 종업원의 행동을 경영자가 원하는 행동과 보다 밀접하게 일치시키는 계약 방식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러한 접근방식에서 종업원의 자기이익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목표는 생산자원을 소유한 자와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기 위해 그 자원을 관리하는 자 간의 분배가 가장 잘 이루어지는 고용계약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시대가 요구하는 목적중심 경영자는 구성원을 순전히 자기이익만 챙기는 존재로 보기 보다는, 그들 자신보다 더 크고 조직보다도 더 원대한 목적을 위한 부름에 잠재적으로 응답하는 존재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응답은 구성원들에게, 물려받은 유산에 기여하고, 그들이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하는 일부가 되고자하는 욕구를 창출하게 할 것이다.
한영수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겸임교수, 화성 경영자입문학습원 원장
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www.joongboo.com)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40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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