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삶] 이제는 목적경영이다 (2부)/한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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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경제적 교환과 그로 인한 경제적 결과물에 대한 연구와 관련된 엄격한 학문의 영역이다. 또한 경제학은 이러한 경제적 교환과 연관된
제품을 생산하는 경영자와 조직뿐만 아니라, 그러한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에 관해서도 연구한다. 그러나 경제학은 조직의 존재 이유인 해당 조직의 목적이 어떻게 그들의 의사결정을 유도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다만 사업 목적의 맥락에서만 언급되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학 측면에서 보면 잘못된 것은 없다. 전통적인 경제학은 이기심의 건전한 원리를 토대로 하며, 기업의 명백한 객관적 기능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제 우리도 기존의 전통적인 경제의 사업목적을 넘어, 경제적 결과 측면만이 아닌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정의된 친사회적 목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적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스스로 기업의 존재 이유를 고객에게 "일터와 가정 사이의 제3의 장소"를 제공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목적경영은 아직 우리 주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도전이지만 조직의 크기와 관계없이 실천이 가능하다.
전통적 경제학 측면에서 보면 기업은 ‘사람들은 이기적이며 노력하는 것을 싫어한다’라고 가정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경영자가 직원들이 노력하기를 싫어하고 충분한 감독과 보상이 주어지는 경우에만 열심히 일한다는 경영학의 실증적인 추정을 받아들이게 되면, 이러한 비관적인 추정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어 직원들은 제대로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친사회적인 진정성 있는 목적 추구를 통하여 집단적 이익이 개인의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일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경영자는 직원에 대한 제약에만 초점을 맞추는 거래지향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목적에 동기를 두는 태도로 변화되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직원들은 상상과 정서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며, 거기서 계약이 아닌 기여로 순환되어, 열정적으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경영자가 관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목적 중심적 리더로 거듭나고, 직원이 경영자의 진정성 있는 목적을 믿고, 그 목적이 모든 일의 의사결정권자가 된다면, 개인적 선과 집단적 선이 하나가 되어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윤도 창출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목적중심경영이란 전통적인 비즈니스 목적의 추구를 초월하여 비즈니스 목적과 친사회적 목적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사업 목적뿐만 아니라, 친사회적 목적과도 일치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개인적 이익과 집단적 이익이 하나가 되어 통상적인 기대치를 넘어서는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이 실제로 가능할까? 난 개인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이제는 그래야만 한다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진정성 있는 기업의 목적은 직원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고 그들을 결속시키며, 편협한 개인의 이익 추구보다는 조직의 집단적 이익에 따라 행동하도록 개별적 동기를 부여해준다. 또한 기업의 이해당사자와 경쟁업체는 물론 협력업체나 고객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다.
기업이 진정성 있는 목적을 추구한다는 것은 기업의 이윤추구와 주주가치를 우선하는 전통적인 결과를 생성하는 것과는 사뭇다르다. 2015년 아우디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사건으로 인하여 독일이라는 나라는 물론 회사의 신용과 경영에 매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또한 2001년 포춘지가 선정한 미국의 7대 기업이었던 엔론사는 유능하고 젊은 MBA출신들이 저지른 미국희대의 최대 분식회계사건인 엔론사태로 인하여 미국경제의 엄청난 타격은 물론 기업의 윤리성에 대한 논쟁을 크게 일으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빈곤층의 암 치료기 개발을 위해 일하는 국내의 노바보담 회사와 ‘행복과 지식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장소’로서의 디즈니랜드를 만든 월트디즈니 회사처럼, 진정성 있는 사업의 목적과 의미를 추구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은 전통적인 경제적 창출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티브잡스는 "위대한 회사는 대의명분을 가져야만 하고 리더가 할 일은 조직의 대의명분을 세계에서 가장 재능 있는 사람들이 합류하도록 끌어 모을 수 있고 영감을 줄 수 있는 비전으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에워트볼팅은 "목적중심경영이란 직원들에게 일의 대가로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것 뿐만아니라, 기업이 편협한 자기이익을 초월하여 친사회적 목적을 추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유용성을 직원들이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직원들이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기업의 목적에 진정성이 있다고 믿는 경우에만 일어난다. 기업이 목적을 찾았다 해도, 그 목적에 진정성이 없고, 직원들이 그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직원들로 하여금 회사와 그들이 맺었던 관습적인 계약을 진정성 있는 목적을 가진 서약으로 전환 시킬 수가 없게 된다. 리더에는 두 종류의 리더가 있다. 즉, 진정성 있는 더 높은 목적을 지닌 진성리더와 사업 목표 추구에만 관심이 있고, 직원을 공동선을 위해 희생시키고 그들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진실을 연기하는 유사리더가 있다. 진정성 있는 목적적 스토리를 위하여 처절하리만큼 노력하는 진성 리더로서의 일관된 모습만이 구성원의 마음에 측은함으로 받아들여져 정서적 반향이 발현되어 리더와 구성원들간의 맥락적 소통이 이루어져 조직의 성과와 개인적 유용성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밀레니얼세대 직원들의 목적중심 기업에 관한 깊은 관심은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오늘날 밀레니얼 세대의 많은 젊은 직원들은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찾고 싶어 한다. 또한 고객들은 공정한 가치와 고유의 선을 나타내는 기업의 제품을 사고 싶어 한다. 투자자들 역시 목적중심 기업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서서히 보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직은 미미하지만 우리에게 성큼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목적중심기업 출현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점점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신자본주의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어 우리 삶의 전체적인 경제방식이 위협받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영수 화성상공회의소 부회장, 한국경영조직개발학회 진성경영연구소장, 교육학박사
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www.joongboo.com)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417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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